
[서론: 비극적인 황녀, 그 이상의 이야기]
2016년 영화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가 겪은 비극적인 삶을 그리며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며 나라 잃은 황녀의 삶에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안타깝게 다가온 지점은 그녀가 일본에서 겪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영화가 끝나고 난 후, '진짜 비극'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본론 1: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 '귀국 후의 무관심']
영화는 덕혜옹주의 일생을 따라가지만, 저에게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은 그녀가 모든 고통을 겪고 조국으로 돌아왔을 때 마주한 '무관심'이었습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로서, 본인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나라의 힘없음을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평생을 고통받았던 그녀가, 그토록 그리던 고국에 돌아와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은 그녀의 삶 전체가 버림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본론 2: 그 '버거운 삶'을 표현해낸 손예진의 연기]
이러한 덕혜옹주의 삶은 과연 어땠을까. 저는 손예진 배우의 연기를 보며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황녀로서의 존엄함, 그리고 어린 나이에 타국에서 홀로 견뎌내야 했던 그 '힘들고 버거운 마음'이 손예진 배우의 표정과 눈빛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단순히 슬픈 연기를 넘어, 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역사의 무게를 짊어진 아픈 마음을 정말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본론 3: '김장한'이 허구라서 더 비극적인 이유]
영화를 보는 내내, 박해일 배우가 연기한 '김장한'은 덕혜옹주에게 유일한 희망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김장한'이라는 인물이 가상의 인물, 즉 '허구'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더 큰 충격과 슬픔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현실 속 덕혜옹주에게는 그렇게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그녀의 곁에 '김장한'이라도 만들어주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참혹했던 것입니다.
한 나라의 황녀가 강제 망명을 갔는데도 누구 하나 온전히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던 그 시대, 그리고 그 속에서 홀로 버텨야 했을 그녀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허구'가 증명한 '진짜 비극']
'덕혜옹주'는 저에게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힘없는 나라가 자국민을 어떻게 방치했는지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돕는 인물조차 '허구'여야 했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슬픔을 완성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