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씁쓸한' 현실에 날리는 '사이다' 한 방]
'기생충', '범죄와의 전쟁' 같은 영화들이 "진짜 나쁜 놈은 늘 살아남는다"는 씁쓸한 '현실'을 고발했다면,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은 정반대의 길을 갑니다.
이 영화는 관객이 현실에서 느끼는 '무기력함'의 근원인 '절대 악'을 설정하고,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최소한의 정의'로 그들을 통쾌하게 박살 냅니다. '베테랑'의 성공은 이 '현실적인 분노'와 '판타지 같은 해소'의 완벽한 조화에 있었습니다.
[본론 1: '실화 아니야?' – 악을 '놀이'처럼 즐기는 조태오]
'베테랑'의 성공은 '조태오(유아인)'라는 압도적인 악역에서 시작합니다. 그는 단순히 악한 재벌 3세가 아니라, '악을 놀이처럼 즐기는' 인물입니다.
법을 비웃고, 돈으로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는 그의 모습은 2025년인 지금 봐도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저게 과연 영화 속 이야기일까?"라는 불편한 감정을 유발합니다. 유아인의 담백한 연기는 이 악행을 과장이 아닌 '현실'로 느끼게 만들었고, 관객은 '분노'를 넘어선 '무기력함'과 '좌절'을 함께 느꼈습니다.
[본론 2: "쪽팔리게 살기 싫어서" – 최소한의 정의, 서도철]
이 답답한 현실에 맞서는 '서도철(황정민)'은 거창한 영웅이 아닙니다. 그는 법조문보다 주먹을 믿고, 윗선보다 피해자의 말을 듣는, '깡다구' 하나로 버티는 동네 형사입니다.
그가 실패할 게 뻔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쪽팔리게 살기 싫어서"입니다. 이 대사가 2025년의 우리 가슴을 때리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돈과 권력 앞에서 싸움조차 포기하는 시대에, "그래도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최소한의 기대'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본론 3: "현실에선 불가능하기에, 더욱 필요했던 결말"]
'베테랑'의 결말은 조태오가 처절하게 무너지는, 완벽한 '권선징악'입니다. 하지만 관객은 압니다. 2025년의 현실에서 이것은 '동화 같은 결말'이라는 것을. 재벌의 범죄는 집행유예로 끝나고 '갑질'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이다 엔딩'은 '시원하면서도, 동시에 씁쓸'합니다. "저런 일은 영화에서만 가능해"라는 체념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위대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이 '허구'를 선물했다는 점입니다. "정의가 반드시 이긴다는 '허구'조차 없는 세상은 너무 잔혹하기에", '베테랑'의 통쾌함은 2025년의 우리에게 여전히, 그리고 절실히 필요합니다.
[결론: 우리가 돈 주고 사서라도 보고 싶었던 '정의']
'베테랑'은 관객이 현실에서 느끼는 좌절감(조태오)을 정확히 짚어내고, 우리가 가장 바라는 판타지(서도철의 승리)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최고의 상업 영화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돈을 주고 극장에 가서라도 보고 싶었던 '정의'의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