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영웅담'이 아닌 '배신'의 기록]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은 1930년대,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화려한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제 마음에 남은 것은 통쾌함이 아니라 "청산하지 못한 역사"에 대한 묵직하고 씁쓸한 질문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웅'을 기리는 동시에, 그 영웅을 배신했던 '내부의 적'을 고발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본론 1: '화려한 총성'과 '조용한 신념'의 독립군]
'암살'은 안옥윤(전지현),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속사포(조진웅)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들의 작전은 화려한 액션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본질은 '화려한 총성'과 '조용한 신념'의 공존입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우리가 누구인가"를 되묻는 이들의 처절한 협업은, 영화 속 '작전'이 아니라, 역사의 음지에서 실제로 벌어진 '싸움'에 대한 경의로 느껴졌습니다.
[본론 2: "진짜 적은 '우리 안의 적'이었다"]
이 영화의 진짜 적은 총을 든 일본군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같은 말로 속삭이며 정보를 넘기는 '우리 안의 적', 즉 '배신자(밀정)'였습니다.
이정재가 연기한 '염석진'은 독립운동가에서 밀정으로 변절하며, 자신의 배신을 "나는 현실을 택했을 뿐"이라고 포장합니다. 이 소름 끼치는 논리는, 실제 역사 속 수많은 변절자가 내세웠던 논리이기도 합니다.
"외부의 적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내부에서 정당성을 가진 척하는 배신자다." 이정재의 냉정한 연기는 이 불편한 진실을 더욱 생생하게 부각시켰습니다.
[본론 3: "해방은 왔지만, 정의는 오지 않았다"]
'암살'의 결말은 씁쓸합니다. 암살 작전은 성공했지만, 배신자인 '염석진'은 해방 이후에도 떵떵거리며 정부 요직에 앉아 살아갑니다.
이 결말은 "해방은 왔지만, 정의는 오지 않았다"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국가부도의 날'을 보며 느꼈듯,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친일은 하지 말았어야지"라는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영화는 마지막, 안옥윤이 조용히 염석진을 응징하는 장면을 통해 "역사는 잊지 않는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2025년인 지금도,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오늘의 권력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 씁쓸한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결론: '청산하지 못한 역사'에 대한 묵직한 질문]
'암살'은 화려한 오락 영화의 외피를 쓴, '청산하지 못한 역사'에 대한 묵직한 고발장입니다.
우리가 왜 여전히 '배신자'들의 논리를 경계해야 하는지,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