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후기: 이 영화에 주인공이 없는 진짜 이유 (스포 없음)
[서론: '탁! 치니 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시대]
영화 '1987'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2025년인 지금 들어도 말도 안 되는 그 한마디에서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한 대학생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공권력과, 그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천만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그 암흑기에 나라를 위해 바른말을 하려던 젊은이들이 죽어가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본론 1: 이 영화에 '단 한 명의' 주인공은 없습니다]
'서울의 봄'이나 '택시운전기사'와 달리, 이 영화는 한 명의 주인공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저는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주인공이 없는 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1987'은 그 시대에, 거대하게 앞으로 나설 수는 없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도우며 작은 용기를 냈던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검사, 편지를 전달하는 교도관, 진실을 알리려는 기자, 그리고 평범한 대학생까지. 그들 모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본론 2: '누군가의 희생'이 만든 분노의 분출구]
영화는 결국 '이한열' 학생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점으로 거대한 광장의 함성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누군가의 희생'이,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분노를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분출구'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또 다른 한 사람을, 그리고 그 한 사람이 수백만 명의 시민을 광장으로 이끌어냈습니다.
[결론: '늘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살린다']
'1987'은 저에게 '택시운전기사'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늘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사실입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낸 그 작은 '용기'들이 모여, 결국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다는 것을 이 영화는 증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