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기생충'을 잇는, 심리로 파고드는 계급극]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기생충'처럼 '계급'을 다루지만, 훨씬 더 조용하고 불안하며, 내면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외피를 썼지만, 본질은 현대 사회에서 청년 세대가 느끼는 무력감, 계급적 박탈감, 그리고 해소되지 않는 분노를 응시하는 심리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의 분노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본론 1: 타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분노]
주인공 종수(유아인)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압도적인 부를 가진 '벤'에게 극도의 질투를 느낍니다. 그의 분노는 단순한 시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 자체에서 비롯된 무력감의 비명"입니다.
그의 분노는 물리적인 폭력으로 터져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Burning — 타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불처럼 조용히 증식됩니다. '버닝'은 분노할 권리조차 빼앗긴 이 시대 청년들의 무력한 초상을 가장 섬뜩하게 그려냈습니다.
[본론 2: '무감각'이라는 이름의 폭력, 벤의 정체]
'벤(스티븐 연)'은 이 영화의 가장 무서운 상징입니다. 그는 어디서 돈을 벌었는지 불분명하며, 가난한 자들의 일상에 감정이입하지 못합니다.
그의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는 단지 취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가난한 자들의 삶을 소모품처럼 태워버리는' 기득권 계층의 '감정적 단절과 무감각"을 형상화합니다. 벤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으며, "쟤네는 원래 그렇게 사는 거지"라는 무심한 태도로 가장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감정 없는 계급'의 얼굴입니다.
[본론 3: 분노의 연소, 해소되지 않는 결말]
이 영화는 전형적인 '복수극'의 카타르시스를 일부러 피합니다. 종수는 벤을 살해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지만, 이는 '정의의 실현'이 아닌, 분노를 더 이상 붙들고 있을 수 없어 터져버린 '자조적 해방감'처럼 느껴집니다.
이러한 결말은 봉합이나 해결 대신, "지금 시대의 분노는 해소되지 않는다. 그저 타오를 뿐이다."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택합니다. '희망이 허상'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담은 이 결말이야말로,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장 정직한 경고입니다.
[결론: 영원히 타오르는 '무언의 신호탄']
'버닝'은 단지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타오르는 분노'와 '무감각한 권력' 사이에서 길을 잃은 청춘의 초상입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당신의 분노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가, 아니면 꺼진 줄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