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문장 핵심 요약
이 논문은 스마트시티를 기술 집약의 결과물이 아니라, 국가 주도 프로그램 아래에서 기술–전문성–조직이 서로 얽히며 도시 거버넌스를 ‘통제 가능한 형태’로 재편해가는 과정이자 실험으로 개념화합니다.
[이 글은 이런 분들을 위한 정리입니다]
- 스마트시티를 ‘센서/플랫폼’이 아니라 거버넌스 변화로 해석하고 싶은 연구자·학생
- 국가 주도 스마트시티 사업이 조직 구조와 전문가 권력을 어떻게 바꾸는지 궁금한 실무자
- 통합관제센터(ICCC) 같은 ‘통제 장치’가 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시민
도시와 삶의 구조를 연구하는 Livingcity입니다.
스마트시티를 말할 때 우리는 종종 “무슨 기술을 썼나”를 먼저 봅니다.
하지만 이 논문은 질문을 바꿉니다.
“기술이 들어오면서, 누가 도시를 운영하게 되었는가?”
1. 이 논문이 던진 질문: 스마트시티는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논문의 출발점은 스마트시티를 단일한 정의로 고정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스마트시티를 기술·전문성·조직이 함께 움직이며 도시 운영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재편(reconfiguration)으로 봅니다.
- 기술이 들어오면, 그 기술을 운영할 새로운 전문가가 필요해진다
- 전문가가 들어오면, 기존 행정과 다른 조직 형태가 만들어진다
- 조직이 만들어지면, 의사결정의 경로가 바뀌며 거버넌스가 재구성된다
즉 스마트시티는 “기술 도입”이 아니라, 도시를 ‘관리 가능한 형태’로 다시 배열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읽힙니다.
2. 스마트시티는 결과인가, 과정인가, 실험인가
이 논문에서 스마트시티는 과정(Process)이자 실험(Experiment)에 가깝습니다. 통합관제센터(ICCC) 같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도 등장하지만, 저자의 초점은 결과물 자체보다 그 결과물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탄생했는가에 있습니다.
- 과정(Process): 국가 프로그램이 목표·예산·평가지표를 세팅 → 도시가 그 틀에 맞춰 기술/인력/조직을 재배치
- 실험(Experiment): 통합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부분 통합/불완전 운영/예상치 못한 정치·조직 효과가 발생
따라서 스마트시티는 “완성된 모델”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라는 장치 안에서 도시 운영이 계속 ‘조정되고 시험되는 상태’로 이해됩니다.
3. 핵심 개념: 기술·전문성·조직의 ‘상호 얽힘’
3-1. 기술: 도시 거버넌스를 ‘장치(dispositif)’로 만들다
센서, 앱, 플랫폼, 그리고 ICCC 같은 통제실은 도시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기보다, 도시 운영을 측정–가시화–대응의 흐름으로 재배열합니다.
-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는 방식이 데이터·지표 중심으로 이동
- 도시 현상은 ‘사건/이상징후’로 번역되어 관제 대상으로 편입
- 통합이 지향되지만, 실제로는 영역별 데이터·권한이 남아 부분 통제가 강화될 수 있음
3-2. 전문성: ICT 전문가의 ‘인식론적 권위’가 확장되다
기술이 들어오면 운영 언어도 바뀝니다. 이때 새롭게 부상하는 ICT/데이터 전문가들은 도시문제를 “기술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권위를 얻게 됩니다.
- 정책 판단이 ‘가치/정치’에서 ‘최적화/효율’ 언어로 이동
- 무엇이 합리적인 선택인지가 전문가의 모델·대시보드에 의해 정당화될 위험
- 결과적으로 ‘민주적 토론’보다 ‘기술적 판단’이 우선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음
3-3. 조직: SPV 등 새로운 조직이 거버넌스를 흔들다
스마트시티 추진을 위해 만들어지는 SPV 같은 조직은 기존 행정조직과 다른 목표·속도·책임 구조를 가집니다. 이때 “누가 결정하는가”가 다시 짜입니다.
- 기존 부서/공기업/민간 사이의 역할이 재조정되며 충돌 가능
- 프로젝트형 조직은 실행은 빠르지만, 책임 소재가 흐려질 수 있음
- 도시 운영이 ‘행정’에서 ‘프로그램 관리’로 이동하며 통제 구조가 강화될 수 있음
4. 기존 개념과의 차이: ‘국가 프로그램’과 ‘통제의 거버넌스’를 전면에 둔다
4-1. U-City와의 차이: 인프라 구축을 넘어 ‘운영 질서’를 바꾼다
- U-City: 연결/인프라 구축 중심
- 이 논문: 그 인프라가 들어오며 누가 도시를 운영하는가, 어떤 통치 장치가 생기는가를 분석
4-2. 기술결정론과의 거리: 기술은 원인이 아니라 ‘얽힘’의 한 축
이 논문은 “기술이 도시를 바꾼다”가 아니라, 기술이 들어오는 순간 전문가와 조직이 함께 재편되며 그 결과 도시가 다른 방식으로 ‘관리’된다고 봅니다.
4-3. 인프라 중심을 넘어 거버넌스 중심으로
핵심은 설치가 아니라 운영입니다. 스마트시티는 ‘시설’이 아니라 의사결정 경로, 책임 구조, 실행 권한을 바꾸는 거버넌스 사건으로 해석됩니다.
5. 정리: 스마트시티는 ‘진행 중인 실험’이며, 통제의 형식을 만든다
이 논문의 개념적 의의는 분명합니다. 스마트시티를 기술 목록으로 환원하지 않고, 국가 프로그램이 도시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메커니즘으로 설명합니다.
그 결과 스마트시티는 종종 다음의 형태로 귀결됩니다.
- 기술은 도시를 ‘실시간으로 보이게’ 만들고
- 전문성은 그 해석 권한을 재배치하며
- 조직은 실행 구조를 바꾸고
- 도시는 ‘혼돈’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운영 대상’으로 다시 구성된다
따라서 스마트시티의 질문은 “무엇을 깔았나”가 아니라, “어떤 통치 방식이 만들어졌나”로 이동해야 합니다.
시대적 배경: 2010년대 중반 이후, 국가 주도 스마트도시 프로그램의 확산
저자의 문제의식은 기술기업의 도시 시장화 흐름(금융위기 이후)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본격화된 국가 주도 스마트도시 프로그램이 결합되는 시기 위에서 형성됩니다. 논문이 2025년 전후에 출판된 맥락에서, 이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도시 ‘미션/프로그램’이 도시 거버넌스를 어떻게 바꿔왔는지에 대한 분석으로 읽힙니다.
참고문헌
Prakash, D. (2025). From Chaos to Control (Rooms): Smart City Governance and the Re-wiring of Technologies, Expertise and Organizations. Doctoral Thesis, Planning and Decision Analysis,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Stock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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