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돈만 쫓던 속물의 '결정적 변화']
영화 '변호인'은 우리가 함께 이야기 나눈 '한국 현대사' 시리즈의 핵심을 관통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송우석(송강호)'은 처음엔 고시 패스 후 "돈 벌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 지극히 속물적인 인물입니다. 학생 시위에 냉소적이며, 사회 부조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위대함은, 이 '평범한 현실 적응형 인물'이 어떻게 시대의 변호인으로 각성하는지를 처절하게 그렸다는 데 있습니다.
[본론 1: '사회문제'가 '개인의 분노'가 된 순간]
송우석의 '변화'는 거창한 이념이 아닌, '사적인 연대'에서 시작됩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그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던 '국밥집 아들 진우'가 불법 연행되고, 끔찍한 고문까지 당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입니다. 그 사건은 그에게 더 이상 '사회문제'가 아닌, 개인적인 분노와 끓어오르는 책임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그 순간, 단순히 변호인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양심에 눈을 뜬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순응보다, '사람에 대한 책임'이 먼저라는 가치를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본론 2: 분노의 정점, '정해진 시나리오를 읽는 법정']
이 영화는 고문 장면도 끔찍하지만, '법정' 장면은 더욱 답답합니다. 제가 가장 분노했던 장면은, "피의자가 고문을 당한 증거를 제출하자, 판사가 이를 묵살하고 웃으며 넘기는 장면"이었습니다.
검찰은 증거를 날조하고, 판사는 불법 구금을 문제 삼지 않으며, 피고는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이 모든 장면은 "법이 있어도 법이 없는 시대", 그리고 "판결이 아니라 정해진 시나리오를 읽는 법정"이라는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진실보다 권력과 이념을 앞세우는 시스템의 뻔뻔함이었습니다.
[본론 3: '혼자'에서 '모두'로, 위대한 연대의 질문]
'변호인'의 마지막 장면은 그 어떤 말보다 묵직한 감동과 희망을 전달합니다.
송우석 변호사는 처음엔 '혼자'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고립되었고, 권력과 언론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모든 것을 잃은 마지막 재판에서, 부산의 모든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하며 묵묵히 그를 지지하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이 결말은 '혼자서 시작된 정의'가 결국 '공동체의 연대'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위대한 장면입니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에 빠지기 쉬운 시대에, 누군가의 작은 용기가 사회의 양심을 일깨울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입니다.
[결론: 2025년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변호인'은 단순한 과거의 영화가 아닙니다. 이 마지막 장면은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묵직한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당신은 어떤 자리에 설 것인가?"